+ 너무 오래 글을 안썼더니 손이 심각하게 무뎌짐....................... 쓰는것에 의의를 두는걸로............
+ 우르눈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내가 그거를 묘사를 못한다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길가 딸이니까 양심 버리고 미모 묘사해도 될거같다는 그런 느낌(눕기
세상을 부수고 만드는 것만 같은 굉음은 7일 밤낮동안 이어졌다. 귀를 괴롭히는 소음이 사라진 뒤에도 청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은 과연 놀라웠다. 우르크의 신민들 사이로 폭군 길가메쉬가 친우를 사귀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왕이 드디어 폭정을 그만두었다는 사실도 함께. 훔바바의 삼나무 숲, 그리고 성창 샴하트와 그의 이야기까지, 길가메쉬 왕의 둘도 없는 벗-엘키두의 정체를 유추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왕을 위한 참된 안배. 하늘의 쐐기를 바로잡는 올바른 사슬. 아이는 희미한 한숨과 함께 소외감을 수용했다. 애초에 이 땅 위에 아이에게 허락된 자리는 없었다. 인정하고 수용한 사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듯 확정이 나 버리니 마음속 깊은 곳이 울렁였다. 다시금 원망이 흉곽 안쪽에 소록소록 쌓인다. 신들은 이미 왕을 위한 안배를 준비해 두었다. 엘키두에 대한 소문은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친부가 어릴적부터 우르크에 자자했다. 그토록 오래된 인연을 준비해놓고 왜 자신을 만들어낸 것일까. 만약을 위한 안전장치라 하기에 자신은 한없이 미약하고 무력할 뿐인데.
아이는 잘 조성된 정원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우울감이 깊어지자 가장 두려워하던 생각이 다시금 발목을 잡아챘다. 어디까지가 자신의 몫인가. 인지받지 못하여 이름조차 없다. 몸뚱이는 병약하기 짝이 없어 화를 내는 것 조차 여의치 않다.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은 어쩌면 공연한 수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이는 우르크의 사람들을, 시두리를, 때때로 찾아와주는 마술사를, 그리고 꿈같은 인연들마저 모두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주어진 것들이 그것들 뿐이기에, 약해빠진 몸뚱이로는 감당하기 힘든 사랑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었다.
고통스러운 사색 속에 누군가가 어깨를 잡았다. 시두리도, 마술사도 이런 식으로 잡지 않는다. 아이는 놀라 눈을 떴다. 그 모습이 마치 경기라도 일으키는 것 같아, 아이의 어깨를 잡은 장본인이 눈을 둥그렇게 떴다.
“네가 바로 길의 아이구나?”
연두색 머리카락이 바람결을 따라 스르륵 흘러내렸다. 초목의 빛깔을 담은 투명한 눈동자 너머에 있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었기에 이 이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아이와 엘키두의 첫만남이었다.
*
그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아이는 진품과 모조품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했다. 자격지심이란 무릇 모자란 것이 완벽한 것을 바라보는 감정일 터다. 그러나 엘키두를 질투하고 미워하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아이는 다시 한 번 신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다면 신들을 원망하는 것은 어떨까. 그들이 이렇게 태어나게 만들었다. 친부의 마음을 돌릴만한 무기는커녕 뭇 사람들의 동정심이나 자극할 비루한 몸뚱이 하나를 건네준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죽고싶지 않았을 따름이라.
앙금처럼 쌓인 원망은 날이 갈수록 단단히 굳었다. 그 모습이 추하고 비참하여 아이는 가진 바 원망을 가장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참고 또 참았다. 참는 일은 익숙했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른다. 다사다난하기에 평범한 나날들의 갈피 사이에 이야기가 하나 둘 채워졌다. 엘키두가 느닷없이 찾아와 새끼 사자를 선물해 준 날이 있었고, 마술사의 손을 잡고 강 위를 산책한 날이 있었다.
아이는 해를 거듭하며 아름다워졌다. 성인 남자의 허리께나 간신히 닿을만한 어린시절부터 빼어나던 생김이 시간이 더해질 수록 깊어졌다.활기와 건강미가 절제切除된 자리에 섬세함과 우아함이 스며들었다. 희고 반듯한 이마에 흘러내린 한 가닥의 금발마저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빚어낸 금실을 방불케했다. 이다가 햇빛을 쪼이며 살며시 눈을 내리뜨면 그 아름다움에 익숙한 이들마저 때때로 숨을 죽이고 넋을 잃기 일쑤였다. 투명한 보석에 투과시켜 산란하는 햇살 중 가장 순수한 것만 모아 빚으면 이러할까. 길가메쉬 왕의 용안에도 익숙한 우르크의 신민들 역시 나날이 더해가는 왕녀의 아름다움에 한계가 있을지 궁금해하기까지 했다. 성벽에 영웅의 머리가 걸리는 일에는 모두들 충분히 익숙해져있었다.